이제 더 이상 고객은 하나의 정의로 규명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매장과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만 국한되던 고객과의 접점은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멀티, 크로스 채널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다채널 시대에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된 고객을 위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듣기 위해 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사업부(GBS: Global Business Services) 에서 스마터 커머스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호 전무를 만나봤다.

국내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다고 평가하나.
컨설팅 현장에서 “우리 기업은 이미 하고 있는데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미 e커머스 시스템을 구현했고 다양한 크로스 채널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에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대응을 마쳤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실행’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을 뿐 성과 관점에서의 리뷰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기업의 경우 속도감 있는 디지털 플랫폼 구현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아웃풋(Output)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프로젝트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효성이 낮아지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보다는 개별 솔루션들이 통합되어 도출되는 전반적인 아웃컴(Outcome)에 대한 평가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평가의 중심에 이전 CRM의 도입에서 핵심적 가치로 여겨졌던 ‘고객 자산(Customer Equity)’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구매전환율 등 실제 성과를 벤치마크 하는 기술의 통합적 활용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오프라인 채널에서 온라인으로의 확장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온라인 커머스를 위해 단순히 쇼핑몰을 구축한다거나 디지털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광고를 확장하는 등 단편적인 접근을 통해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스마터 커머스(Smarter Commerce)에서 규명하는 고객 접점은 단순하게 판촉이나 세일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구매, 마케팅, 판매 및 서비스에 이르는 기업의 가치사슬 전 단계에 있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전방위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의 고객 접점을 구분해 개별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겠지만,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고객들은 브랜드 경험과 구매활동 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묶어서 하나로 생각한다. 다양한 접점에서 고객을 참여(engage)시켜 기업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분리해 접근하는 것은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
고객을 참여시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참여’라는 말은 본래 ‘Engagement’를 의미하는 데, 정확한 의미 전달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경우에 따라 ‘관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고객을 참여시킨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고객이 능동적인 행동을 취하게끔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고객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특정 장소나 상황 등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품,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벤트를 정의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고객 경로 맵 (Customer Journey Map)’이 필요하다. 고객의 시각에서 제품 탐색부터 구매,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분석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고객 경로 맵 (Customer Journey Map)’을 비지니스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유럽 가구업체인 IKEA사례는 시사점이 크다. IKEA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회사였지만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변환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과의 모든 접점을 찾아 마케팅을 실시했다. 회사 관점에서의 마케팅, 세일즈,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의 고객 경험을 핵심 가치로 여겼다. IBM은 IKEA에 제안한 ‘고객 경로 맵’을 통해 가상의 가족이 이사를 앞두고 부엌가구 구매를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과정부터 매장의 직원, 방문객들의 조언을 온라인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고 이후 서비스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전 과정에서 채널별 필요한 역량을 벤치마크하고 개별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 계발을 위한 맵을 제시했다. 기업들은 흔히 기업에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을 고민하게 되는데 보다 선행되어야 할 핵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포괄한 다 채널상에서의 ‘고객 경험’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고객이 하나의 전형화된 모습일 필요는 없다. 30대의 가정주부 일수도 있고 50대의 베이비부머일 수도 있다. 하나의 전형화된 고객의 모습이 아니라 고객의 페르소나(persona)를 정의하고 고객 경험의 엔드 투 엔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고객 중심의 커머스를 하기 위한 기초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으로의 전이에서 마케팅 담당 임원들이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아직 고객 세분화(segmentation)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고객 자체가 급변하고 있다. 고객을 단일한 세그먼트로 한정 짓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업중심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제한적 정보를 통해 고객의 성향을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다. 이것보다는 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개별 이벤트에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사전에 준비된 프로세스 검증 및 대비는 매우 중요하다. 가상의 고객을 통한 시나리오 설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를 위해 IBM에서는 다채널 상에서의 고객경험진단방법론 등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에 대한 실망감이 큰 경우가 있다. 이유와 대응전략은?
흔히 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에서 흔히 범하는 오류가 있다. 첫 번째는 ‘선점’ 혹은 ‘Me Too’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다. 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가치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경쟁사보다 ‘먼저’ 또는 최소한 뒤지지 않기 위해 서두르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긍정적인 효과는커녕 역효과를 내기 쉽다. 두 번째는 조직내의 역할 및 성과 체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다. 디지털 마케팅 도입시 채널 간 잠식(Cannibalization)을 우려해 온·오프라인 조직 간 협력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빈발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기존 조직과의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경우이다. 디지털이라고 하면 기존 비즈니스와 동떨어진 새 사업 분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 부문의 영업 목표를 별도 설정하거나 디지털 마케팅을 모두 온라인 영업조직에서 관장하는 사례가 잦다. 온라인이 주 수익원인 전통 채널의 보조적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독립 채널로 이용됨으로써 기존 채널과의 시너지가 확보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오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첫째, 고객의 행태와 니즈(needs)를 충분히 이해하는 가운데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와 전달방식을 혁신하면서 새 기회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SNS, 모바일, 웹, 일선 매장 등 다양한 채널을 포괄해 고객 중심의 통합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매출 증가, 비용 절감, 고객 만족도 증가 같은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결과와 관련해 전사(全社)적 합의를 통해 목표를 재설정하며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